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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꽃을 피우게 한 아빠의 응원
 
께이 뜨웨 아웅(Kay Thwe Aung, 한국명:지혜

 

▲ 께이 뜨웨 아웅(Kay Thwe Aung, 한국명:지혜)   

 

 

200369, 여기는 미얀마의 한 도시인 만달레이에 있는 어떤 병원이다. 이날 나는 누군가와 같이 태어났다. 사람들은 우리를 쌍둥이라고 불렀다. 우리는 외모만 닮을 뿐 성격, 관심사, 실력, 다 다르다.

 

나는 그 애에 비하면 나는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이 매우 두려웠다. 그래서 그런지 내 곁에 있는 사람들도 나를 피해 갔다. 심지어 친오빠마저 나보다 그 애를 더 예뻐했다. 과자가 하나만 있을 때는 그 애한테만 주고 나한테는 맨날 못 된 말만 했다.

 

오빠랑 싸울 때 나는 항상 베란다에 가서 울면서 편지를 썼다. 이럴 때마다 나한테 다가 와서 위로해 주는 한 사람이 있다. 그분이 바로 우리 아빠다. 아빠랑 나 사이는 남들처럼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아빠는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멋진 분이다. 때로는 최고의 개그맨 같고 때로는 인생을 인도해 주는 선생님, 때로는 오직 나를 위한 유일하게 존재한 지니 같다.

 

2010, 중학교 1학년 때, 내가 미치도록 갖고 싶은 게 생겼다. 그게 바로 금반지였다. 아마 반 친구들 거의 다 금반지를 가지고 있어서 나도 갖고 싶어 했나 보다. 그래서 아빠한테 학교에서 돌아올 때마다 거의 매일 사달라고 졸랐다.

 

아빠는 애기라서 금을 못 사 준다고 했지만 내가 울고불고 졸랐으니 금반지 하나를 사 주셨다. 가격은 한 25만 짯 정도인 금반지다. 반지는 내가 본 반지 중 가장 예쁘고 비쌌다. 단순한 금일뿐만 아니고 아주 큰 다이아 보석도 박혀 있었다.

 

나는 그때 아주 기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 금액이 나한테는 아주 큰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나의 용돈은 500 짯이었는데 25만짜리 금액이니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늘 학교에 끼고 갔는데, 어느 날부터 내 금반지 색깔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이게 25만 짜리 반지가 아니라 25백짜리 짝퉁 반지인걸 깨달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진짜로 웃기기도 하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아빠한테는 이런 장난꾸러기 모습도 있지만 때론 아주 얄미운 모습도 있다. 나는 중1 때부터 공부 잘하는 애였고, 반에는 항상 1등이었다. 가끔 2, 3등으로 떨어질 때도 있다. 이럴 때는 부모님에게 성적표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특히 아빠한테는 더 싫었다.

 

아빠는 내가 1등 못 하면 항상 이렇게 말했다. “1등 딴 사람들은 너보다 뇌가 1개 더 있냐? , 발들도 너보다 더 있냐? 없으면서 얘는 왜 1등 받았냐라고 그랬다. 아빠는 아마 이렇게 하면 내가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줄 알았나 보다. 그런데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짜증이 나 더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달아났다.

 

아빠한테서 내가 바랐던 건 오직 칭찬이었다. 그 당시에 아빠의 칭찬은 나에게는 아주 비싼 과자 같았다. 내가 1등을 받을 때도 아빠는 칭찬해 주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나 그대로 공부를 열심히 해 왔다.

 

2013, 2학년 땐 아빠는 처음으로 나한테 휴대폰을 사줬다. 내 첫 휴대폰이라 그런지 엄청 예뻤다. 색깔은 노란색이었으며 커버도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빨간색 미키마우스를 사용했다.

 

그때 나의 하루는 언니들과 함께 휴대폰으로 게임 하느라 바빴다. 미얀마에는 학교에 휴대폰을 가져가면 안되는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친구들과도 같이 놀고 싶고 자랑하고 싶어서 휴대폰을 학교로 가져갔다.

 

선생님들한테 들키지 않으려 애를 쓰면서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밥을 먹으러 가야 해서 가방 안에 꼭꼭 숨겨놓고 학교 식당에 갔다. 밥을 먹은 후에 다시 교실에 들어와서 보니 휴대폰이 없어졌다.

 

▲ 나는 그저 험난한 세상에 라는 꽃을 예쁘게 피우려고 애쓴 것뿐이지만아빠는 그런 나에게 물이 되어 주고 태양이 되어 주었다.    

 

너무 당황하여서 선생님께 말씀을 못 드렸다. 그때야 내가 까먹고 있던 것이 생각났다. 우리 반에는 도둑이 있는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채 집으로 돌아왔다. 혹시 아빠가 혼 내실까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아빠한테 말을 꺼냈다. 그런데 아빠는 혼내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

 

그 사건 후에 아주 조심스럽게 학교생활을 하다가 나에게 또 다른 분실 사건이 터져 버렸다. 이번에는 Mp3였다. 내 친구한테 3천 짯으로 산 것이었는데 그것도 구매한 바로 그날 교실에서 없어졌다. 그 당시 Mp3가 아주 핫한 물건이었다.

 

너무 갖고 싶어서 내가 받은 용돈 5백 짯을 모아서 산 거였는데, 억울한 마음으로 이번에는 담임 선생님한테 말했는데, 내 판단이 잘못되었다. 그땐 담임 선생님이 나한테만 혼내고 부모님을 학교에 모시고 오라 하셨다. 나는 진짜로 너무 억울하고 그 당시 반 친구들과 선생님들도 다 나한테만 따가운 시선을 보내면서 나를 탔했다.

 

나는 선생님 얼굴도 보기 싫고 여러모로 학교에 가기 싫어서 다음 날 아침에 아빠한테 오늘 학교에 안 간다고 하고 내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때 아빠는 넌 오늘 학교에 안 가도 된다. 그런데 내일은 어떡할래? 내일도 안 가? 그래 안 가도 된다. 근데 그다음, 다음, 다음날에는 어떡할래?

 

이 일은 네가 학교에 안 간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아이럴 때는 더더욱 가서 네가 잘 못 한 것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빠가 한 말씀으로 내 인생을 바뀌었다.“피할 수 없는 일은 피하려 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네 마음도 편해질 것 아니야.”

 

이 말씀 때문에 나는 지금까지 나한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피하려 하지 않는다. 그날에도 학교에 가 봤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별일 없이 지나갔다. 그렇게 나는 20년이라는 시간을 여러 감정들을 품고 살았다. 16살 때 부모님이 반대했던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고 17살에는 첫 취직을 했다.

 

아빠는 그때부터 나에게 아무런 말도 안 하고 오직 응원만 해줬다. 그러다 나는 한국어 글쓰기 대회에 상을 받아 한국 신문에도 나왔다. 그때야 아빠는 내가 그토록 듣고 싶어 했던 칭찬을 해 주었다. 그때야 깨달았다. 아빠는 내가 무엇을 하든, 뭐가 됐든, 표현은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늘 응원하고 계신다는 것.

 

나는 그저 험난한 세상에 라는 꽃을 예쁘게 피우려고 애쓴 것뿐이지만, 아빠는 그런 나에게 물이 되어 주고 태양이 되어 주었다. 그런 아빠 덕분에 나는 지금 무엇이든 용기를 잃지 않고 자신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앞으로도 내 삶은 떳떳하게 잘 헤쳐 나갈 것이다.

 

 께이 뜨웨 아웅(Kay Thwe Aung, 한국명:지혜)

미얀마 멘달레이 거주

yadanbon University, 법학 1학년

한국디지털문학회 글로벌희망글쓰기대학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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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10 [13:47]  최종편집: ⓒ 투데이리뷰 & 영광뉴스.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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