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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연착륙…PA간호사 입법화를”
 
소정현기자

 

▲  kbs 캡쳐 


 

PA 간호사! 진료행위 중 일부 합법화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의료 대란을 막기 위해 지난 달 38일부터 진료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진료행위 중 일부가 합법화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PA 간호사의 진료지원 행위는 보건의료기본법에 근거한 시범사업이므로, 참여 의료기관 내 의료행위는 법적으로 보호된다.

 

최근 의료대란 여파로 정부가 한시적이지만 PA 간호사 합법화 카드를 꺼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 받을 사안으로 꼽힌다. 이에 간호법 재논의가 급물살을 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후 진료를 거부하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PA 간호사들이 일부 진료행위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시범사업이 지난 227일부터 실시됐다. 결국 전공의 집단사직은 의료대란으로 이어졌고 PA를 포함한 간호사의 업무범위가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자 정부가 처음으로 명문화된 지침을 배포하게 된 것이다.

 

복지부가 공개한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에 따르면, 간호사를 숙련도와 자격에 따라 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 일반간호사로 구분해 업무범위를 정하고 의료기관의 교육과 훈련 의무를 명시했다.

 

세부적으로 이번 지침을 살펴보면 건강 문제 확인과 감별, 검사, 치료와 처치 등 총 10개 분야에서 98개 진료지원 행위를 구분, PA 등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업무를 명시한 활용범위를 확대했다. 다만, 이런 의료행위는 의료기관장의 관리·감독 하에 진행돼야 하며, 간호사 숙련도에 따라 진료지원 범위는 달라진다. 이로 인해, 간호사들은 심폐소생술·약물 투여·기도 삽()·검체 채취·약물 처방 등 진료지원 행위가 가능하게 됐다.

 

아울러 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는 위임된 검사와 약물 처방을 할 수 있고 진료기록이나 검사·판독 의뢰서, 수술동의서 등 각종 기록물 초안을 작성할 수 있다. 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는 수술 부위 봉합 등 수술행위에도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엑스레이 검사, 관절강 내 주사, 대리 수술, 전문의약품 처방 등 간호사에게 위임 불가능한 업무를 규정하고 전담 간호사, 전문 간호사 등 숙련도 등에 따라 업무를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복지부는 PA 간호사들에게 표준 교육·훈련프로그램을 제공해 시범사업 운영의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의료기관은 간호사 업무범위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담간호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간호부서장과 협의해 업무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 특히 관리와 감독 미비에 따른 사고가 발생하면 최종 법적 책임은 의료기관장이 지도록 했다.

 

의료계와 병원계에 따르면, 이번에 규정된 전담간호사 업무범위는 그동안 현장에서 실제 진행되던 행위다. 그동안 불법이었지만 일단 이번 지침으로 합법화가 가동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간호계는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PA는 이번 보건복지부의 시범사업 전에도 주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부족한 필수의료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1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의사들조차 “PA가 없으면 수술실이 마비된다고 할 정도로 관행이 됐다. PA간호사는 수술 보조, 진단서 작성, 처방, 후처치까지 전공의가 하는 일의 상당 부분을 대신 수행한다.

 

국내 의료법 체계에선 불법이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의사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암묵적으로 시행돼왔다. 불법인 PA가 관행이 된 것은 그만큼 수술실과 입원 병동의 의료 인력 부족이 심각해서다. 전공의 수가 충분하면 PA간호사는 사라질 수 있지만 현재로선 PA간호사 없이 수술이 불가능하다. 전공의를 뽑기 힘든 병원으로선 이들보다 비용이 덜 드는 PA 채용을 늘려온 것이다.

 

실제 의료현장은 인건비가 비싼 전문의 대신 전공의를 활용해왔고 여기서 발생하는 공백을 막기 위해 PA 간호사들을 투입했다. 단순히 이번 의료대란 사태에 불거진 문제가 아니라 대형병원 내에서는 필수적 존재였다.

 

이번 PA 간호사의 일부 진료행위가 합법화되면서 불법 여부에 대한 논란은 일단 가라앉을 전망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PA 간호사의 법적 책임 여부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 더 이슈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PA를 본격 활용하려면 합법화부터

 

정부는 2010년부터 PA 제도화를 시도했지만 환자 안전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앞세우는 의사 단체에 밀려 무산되곤 했다. 간호단체들도 PA제도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지만 의사단체의 반발 등으로 번번이 낭패를 겪었다. PA간호사의 의료행위가 의사 면허의 배타성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대한간호협회는 정부의 시범사업에 대해 법적 보호의 기초가 마련됐다환영하고 있다. 기존 의료법과 하위법령에는 진료 보조외에 명시한 적 없는 간호사 업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첫 시도라는 입장이다. 정부가 PA간호사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일진보로 평가받을 수 있지만 일순간에 난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PA간호사가 현행 의료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간호사가 의사 대신 의사 업무를 하면 불법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정부는 관리와 감독 미비에 따른 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종 법적 책임을 기관장이 진다고 하지만 실제 사고가 발생하면 간호사에게 일단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크며 관리와 감독 미비 기준도 애매하기 때문에 간호사만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PA간호사 문제를 양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PA간호사는 이미 존재하는 직역이기 때문에 정부는 선제적으로 업무 투명성을 높이면서 이들의 법적 불안감을 미연에 해소해 주어야 한다.

 

의료기관장이 간호사 업무 범위를 설정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허용해 의료기관마다 다른 기준이 적용될 수밖에 없고 진료에 혼선도 발생할 것이기에 의사와 간호사의 업무 범위에 추가적 규정과 제도를 마련해야 의료현장의 혼란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간호사단체는 PA를 본격 활용하기 이전에 합법화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한간호사협회 한 관계자는 이번 의료대란에 PA를 의사인력의 대체재로 활용하려면 PA도 법적보호를 받아야 하고 환자도 합법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아야 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제언한다. 이에 PA간호사는 의사를 대신해 수술·응급상황 시 의료행위를 하는 인력인데 현재까지 불법 영역에 놓여 있어 의료법부터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PA 간호사들이 수행하는 의료 행위 중 상당수는 법적으로 보호되지 않아 의료 사고가 발생해도 보호받지 못한다. 또 의료 사고가 나면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다는 부담감과 압박감, 그리고 체계적이지 않은 교육 과정은 결국 환자에게 가장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시범사업을 통해 의료행위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더라도 불법 의료행위에 대한 소송 부담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사고 소송은 의료기관만이 아니라 개인에게도 제기되기 때문에 의료기관이 법적 책임을 진다해도 의사업무를 수행한 간호사도 소송을 피할 수 없다.

 

간호사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간호사들은 결국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서 의사업무를 수행하고 법적 책임에 대한 불안을 떠안아야 한다. 통상 의료소송은 의료진에게 형사책임을, 의료기관에게 민사책임으로 이뤄지나, 의료진에게 민·형사상 소송이 진행되기도 한다.

 

정부의 주장과 달리, 법조계는 정부가 정한 업무범위라고 하더라도 고의 또는 과실로 발생한 의료사고는 간호사가 직접 민·형사상 책임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구체적인 업무 범위를 설정하지 않은 채 시범사업으로 드라이브를 걸게 되면 업무량만 많아질 수 있다.

 

간호계에서도 PA 간호사를 확대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간호법 제정안은 지난해 4월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된 바 있다.

 

이제 재논의는 시작됐지만 정부가 언급하는 PA간호사 법제화까지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사의 반대를 넘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기존에 통과됐던 간호법상 간호사 업무는 요양 등을 위한 간호 의사 진료보조 외에 그밖의 보건활동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일단 시행령 또는 시행규칙으로 규정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의 PA 시범사업 발표로 간호사들이 감당해야 할 법적 책임들만 늘어나게 된 셈이다.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의사가 수행하는 일을 간호사도 할 수 있다. 점진적으로 업무가 이전돼야 효율성 측면에서도 좋고, 보다 상호 발전적인 의료행위 형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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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4/13 [05:01]  최종편집: ⓒ 투데이리뷰 & 영광뉴스.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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