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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되지 않은 상흔 ‘세월호 참사 10주년’
 
소정현기자

 

▲오마이 tv 캡쳐 

 

아직도 세월호 지우기인가?

 

꽃다운 나이에 스러져간 어린 생명들을 비롯한 사고 희생자 304명의 명복을 빌며, 여전히 슬픔의 무게를 지니고 있을 유가족과 생존자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희생자 추모를 위한 4·16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이 열렸다. 이번 기억식에는 희생자 유가족과 여·야 지도부, 김동연 지사,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이민근 안산시장,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에는 경기 안산을 위시하여 전남 진도, 강원과 대전, 대구, 제주, 전북 등 전국 각지에서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에 윤석열 대통령이 불참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여전히 10년의 세월 동안 진상규명과 피해자의 명예 회복, 책임자 처벌 등이 다 이뤄지지 않은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주호 교육부총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세월호 기억식에 불참했다. 이 부총리가 올해 10주기인 세월호 기억식에도 불참한 것은 세월호 지우기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총리는 지난해 416일에는 세종시에서 열린 국민안전의날 행사에만 참석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다수가 안산 단원고 학생인 점을 감안하면 교육부 수장의 연이은 세월호 기억식 불참은 이례적이다.

 

2017년 이준식 당시 교육부총리가 세월호 기억식에 불참한 것을 제외하면 교육부 장관들은 매년 기억식에 참석했다. 2018~2022년에는 김상곤·유은혜 교육부총리가 직접 세월호 기억식에 참여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발한 2014416일 오전 11시경, 언론은 세월호에 타고 있던 2학년 학생과 교사 전원이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오후 2시에는 탑승객 477명 중 368명을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사실 확인은 뒷전인 채 정부 발표만 인용했던 언론의 오보가 적나라하게 들어난 것이다. 참사의 원인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에 가장 앞장서야 할 언론이 오히려 진상조사를 방해하고 진실을 덮는 데 앞장선 것이다.

 

이번엔 언론현업단체들이 KBS ‘세월호 참사 10주기다큐멘터리 제작을 무산시킨 KBS 제작본부장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언론노조 KBS본부와 KBS PD협회는 16일 서울 여의도 KBS본사에서 세월호 다큐 불방, 세월호와 총선이 무슨 상관이냐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피케팅을 진행했다. KBS 제작1본부가 대구지하철참사, 씨랜드화재, 삼풍백화점 참사 등 다른 참사 생존자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전체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6월 이후에 방송함이 타당하다고 밝힌 것이 공정언론보도의 격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비난에 직면한 것이다.

 

“10번째 봄이 왔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부끄럽다. 여전히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고 진실을 덮기에만 급급하다면서 우리 현실은 10년 전에서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전히 미착공 ‘4·16 생명안전공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6일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세월호 참사에 관해 세월호 추모사업, 의료비 지원 등의 정부 예산도 줄줄이 삭감됐고 4.16 생명안전공원도 비용·편익 논리에 밀려 늦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사업이다. ‘4·16 생명안전공원’(희생자 추모공원 건립 사업)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정부와 안산시가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건립키로 한 추모 공간이다. 생명안전공원은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정부와 안산시가 공동으로 단원구 화랑유원지 내에 조성할 계획이다.

 

국무조정실 소속 4·16 세월호참사 피해자 지원 및 희생자 추모위원회는 201910안산시 추모시설(4·16 생명안전공원) 건립계획을 최종 의결했다. 2014416일 전라남도 진도군 부근을 지나는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승객 29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된 자들을 기리기 위한 정부의 후속 조치였다.

 

당초 연면적 9962규모로 설계된 이 공원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봉안시설을 포함해 추모공간, 문화·편의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미국 뉴욕의 9.11 메모리얼파크 같은 개념의 추모공원을 조성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10주기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던 희생자 추모공원 건립 사업이 결국 10주기까지 첫 삽도 못 뜨게 됐다. 기재부가 막바지 단계에서 공사비용을 문제 삼으면서 착공이 계속 지연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정부는 절차에 따랐을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유족들은 정부의 의도적인 시간끌기가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22년 사업 주체인 안산시 및 해양수산부가 기재부와 기본 설계 총 사업비 협의까지 완료한 사업이다. 실제 정부의 최초 계획은 2021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10주기 이전에 완공하는 것이었다. 착공이 차일피일 미뤄지게 된 것은 사업비용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사업비용 재검토가 꼭 필요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건축 사업은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애초에 예타가 면제되는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당초부터 총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더라도 예타를 받지 않았을텐데, 사업 도중 총 사업비가 예타 기준을 상회했기에 그에 맞춰 적정성 검토를 받게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논란거리는 더 있다. 기재부의 총사업비관리지침 제49조를 보면 기재부가 사업비 중도 인상에 따라 특정 사업의 적정성 재검토 등을 판단할 경우 물가 상승분은 비용 인상률에서 제외토록 규정돼 있다. 즉 기재부는 지침과 달리 물가 상승으로 인한 사업비 증가를 문제 삼아 비용을 무리하게 검토한 것이다. 유족들이 정부가 일부러사업을 미루고 있다고 의심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안산시는 재설계 과정에서 각종 인허가 절차도 밟아야 하기에 올해 10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612월 준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계획에서 무려 3년여는 늦어지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는 올해 4월엔 첫 삽도 뜨지 못할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오래도록 거리를 뒤덮었던 구호는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이었다. 유가족과 시민들의 염원으로 진상 규명을 위한 3개의 위원회가 꾸려졌고 7년에 걸친 진상 조사 활동을 벌였다. 한국에서 단일 재난을 다루는 특별조사위원회가 탄생한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3개 위원회의 조사는 흩어진 사실을 복원하는 성과를 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한계도 분명했다.

 

아직 진행 중인 재판도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에 대한 2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앞서 1심은 이들에 대해 전원 무죄 선고를 내린 가운데, 2심 선고는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지난 412일 대전에서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와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세월호 참사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어떤 진실도 밝혀진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월호 침몰과 구조 방기에 대해 온전히 규명하려면 청와대, 국정원, 군을 비롯한 권력기관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가 필요하다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 기간과 권한이 확대되도록 사회적참사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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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4/17 [00:34]  최종편집: ⓒ 투데이리뷰 & 영광뉴스.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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